- 등록일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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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뉴마켓으로 변화 일어날 것"
강호중 키웨스트 대표
장사를 시작하면 호랑이 등에 올라탄 신세가 됩니다. 내리게 되면 바로 잡혀먹히게 되니 내리고 싶어도 내릴수 없고 그저 달려갈수 밖에 없는
형편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같이 별 뾰족한 수가 안보이는 불황기에는 시름이
깊어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번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통채로 바뀐 주얼리 마켓의 상황과 앞으로의 다가올 변화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보려고 합니다.
업계의 가장 큰 전환점은 2008년의 금융위기였습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이 터지기 전까지 해외 시장은 태평성세의 시기였습니다.
바젤쇼를 할때 였는데 유럽이나 미국, 남미 등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를 들어보면 부동산 경기가 너무 좋아서 보석장사의 전성기라는 얘기들을
참 많이
들었었습니다. 물론 쇼에서 장사도 잘됐었구요.
홍콩쇼 기간엔 사람들이 많아서 부스앞 복도에 서있으면 떠밀려 다닐 정도였고, JCK 에서는 부스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도둑 맞으면 어쩌나
걱정을 할 정도였습니다. JCK와 뉴욕쇼에서 워낙 반응이 좋아서 그해 바로 짐을 싸들고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무작정 뉴욕으로 진출을
했습니다.
벌써 13년전의 얘기가 됐네요. 뉴욕에 진출해서 거래처들을 만나보며 처음 느낀 점은 이곳의 귀금속 업자들은 정말로 잘사는구나. 하는
놀람이었습니다. 소매상은 제쳐두고 도매상과 공장들도 거래의
물량이 굉장히 크더군요.
뉴욕의 47가에서 가끔 인사하는 한국분이 계셨는데 금체인과 한국에서 14K 큐빅주얼리를 수입해 도매상을 하셨습니다.
지나가다가 가게에
손님이 많기에 구경삼아 들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가 크리스마스 연말이 다가오는 겨울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14K 한국 큐빅주얼리가 많이 팔릴 때였는데, 주얼리 제품이 12개씩 들어있는 트레이들이 진열장에 수북히 있었는데, 손님들이
판채로 바구니에 털어놓고는 통채로 저울에 달아서 그램당 가격으로 전체 중량을 계산해서 거래를 하더군요.
반지들도 척척 올려서 담는데
액수들이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백인 여자 손님이 절반만 사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전에도 그렇게 해서 팔았는데, 이러면
안된다고 꾸지람을 하시더군요.
한 개씩 고른것도 아니고 반판만 산다는건데 손님한테 저럴수도 있구나! 참으로 충격이었습니다. 그 후로 뉴욕의 회사들을 만나보니 규모들도
크지만 정말 세계 곳곳을 훤히들 알고 있더군요. 거래했던
한 업체는 진주 회사인데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진주 양식장을 운영해서 진주 양식에
대한 설명도 듣고 왕년의 일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무용담도 한참동안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결같던 장사가 2008년
서브프라임
이후로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제는 양극화가 되어 업종 전체가 두루두루 잘되기는 힘든 시절이 되었습니다.
2018년에도 투산, JCK, 홍콩쇼를 거치며 미국 내의 연말 세일즈 트립을 다녀보면 하이엔드 주얼러는
장사도 꾸준하고 별반 변화없이 예전 방식
그대로 움직이는 것을 봅니다. 반면에 그 밑의 레벨 업체들은
정말 많이 힘들어 하더군요. 아마도 인터넷으로 손님을 잠식당해서 그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해부터 드비어스에 의하여 본격적으로 연금술사의 꿈이 이루어진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1캐럿 합성 다이아몬드를 소비자가격 $800에
팔고 게다가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마저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다른 유명
브랜드 주얼리 업체들 뿐아니라 저가 주얼리 업체들도 본격적인 영업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누가봐도 대대적인 홍보에 의한 새로운 마켓이 열리고 반면에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치와 가격 하락은 예견되어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대형업체들은 없던 마켓을 갖게 되고 재래시장은 기존의 마켓쉐어가 위협 받아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
우려스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천연 보석이 대세인 미국시장에서는
사진에 보시는 소매점의 진열장처럼 천연 다이아몬드가 잔뜩 세팅된 재고를 보유한 소매점을 어디서든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저희 업계는 누구나 돈을 벌면 금제품과 다이아몬드 등의 원자재 구매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재고이자
자산이면서 세월이 지나면 인플레이션
정도는 오르리라는 기대 심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합성 시장이 열려 싸지고 보편화되며 복제 동물처럼 천지가
개벽할 변화가 다가오는 현 시점에서 업계에 불어올 변화의 상황을 심각하게 대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씩 종로를 다니다보면 종각부터 종로4가에 이르는 엄청난 매장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봅니다. 매장들의 물건을 지나며 눈여겨 보게 되는데
구성이나 제품의 대부분이 거의 비슷비슷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무래도 예물과 큐빅 위주로 제작된 견본들의 느낌이 비슷해서 그런가 별반 다른
것을 잘 느끼기 힘든 것 같습니다. 동종 업종의 포화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늘 들곤 합니다.
지금처럼 개성이 강해지는 시대에 오프라인에서는
온라인 제품보다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온라인의 물건과 비슷하거나 같은 것을 판다면
다양성이
결여된 경쟁력의 결핍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사실 들곤 합니다. 하지만 보석 마켓으로 얻은 명성이 살아있는
만큼 언젠가는 익선동처럼
새로운 형태의 뉴마켓으로의 변화가 알어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19년에는
많은 변화가 예견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길을 열어가시는 계기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출처 : 주얼리신문